민들레 홀씨

어릴 적 길을 걷다 보면 쉽게 마주칠 수 있었던 민들레 홀씨다. 요즘은 도심 속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시골길 같은 곳에선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꽃봉오리만 있을 때는 무슨 모양인지 전혀 알 수 없지만 활짝 피면 노란 꽃잎 위에 하얀 솜털이 가득 붙어 있어 귀여운 모습을 연출한다. 봄이면 흔히 볼 수 있는 들꽃이지만 의외로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하며 생명력이 강해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특징이 있다. 꽃말은 행복인데 실제로 길가에 핀 민들레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하지만 너무 흔해서일까? 서양민들레처럼 귀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함께 들판 여기저기를 누비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컴퓨터나 스마트폰 게임이 대세지만 그땐 딱히 놀거리가 없었다. 기껏해야 술래잡기나 숨바꼭질 정도였는데 그나마 재미있었던 놀이는 단연코 보물찾기였다. 주로 학교 운동장 구석진 곳이나 뒷산 공터 또는 야트막한 언덕 아래 풀숲 사이에 숨겨두곤 했다. 그러면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누가 먼저 찾나 내기를 하곤 했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수색(?)했는데 번번이 허탕치기 일쑤였다. 나중엔 오기가 생겨서 더 열심히 찾게 되더라. 그러다가 운 좋게 발견하면 어찌나 기쁘던지. 그날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